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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공간서 마스크 없이 종일 전화...바이러스가 좋아할 수밖에 없는 환경" - 조선일보

"좁은 공간서 마스크 없이 종일 전화...바이러스가 좋아할 수밖에 없는 환경" - 조선일보

입력 2020.03.10 16:15 | 수정 2020.03.10 16:17

[왜 구로 콜센터 확진자 폭증했나]
구로 콜센터 직원 총 700명…건물 4개층에서 운영
좁은 곳서 종일 전화 상담…"바이러스 퍼지기 쉬워"
방역 당국 "근무자 거리 띄우고 재택·유연근무 권고"
콜센터 업계 "정부 현실 몰라…재택근무도 불가능"
질본 1339 콜센터도 방역 비상…서울시 "콜센터 전수조사"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한 보험사 위탁 콜센터에서 우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은 협소한 공간에 많은 사람이 모여 앉아 일을 하는 콜센터 업무의 특수한 상황이 이유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시 등에 따르면 10일 오후 기준으로 콜센터 관련 우한 코로나 확진자는 서울·인천·경기 등에서 64명이 발생했다. 콜센터 직원뿐 아니라 접촉자와 가족들로 빠르게 우한 코로나가 번지고 있는 상황이다.

우한 코로나 무더기 확진자가 발생한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코리아빌딩 앞에 임시 검사소에 입주자들이 코로나 19 검사를 받기위해 길게 늘어서 있다. /연합뉴스
우한 코로나 무더기 확진자가 발생한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코리아빌딩 앞에 임시 검사소에 입주자들이 코로나 19 검사를 받기위해 길게 늘어서 있다. /연합뉴스
확진 직원은 모두 콜센터가 위치한 구로구 신도림동 코리아빌딩 11층에 근무하고 있었다. 방역 당국은 이 층에서 일했던 207명에 대한 역학조사와 검체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층에서만 모두 46명의 직원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해당 콜센터 업체는 이 건물 11층 외에도 7~9층 등 총 4개층을 콜센터로 운영하고 있었다. 직원은 모두 700여명에 이른다. 방역 당국은 7~9층에서 일했던 이 회사 직원에 대해서도 우한 코로나 추가 발생 여부를 확인할 예정이어서 향후 확진자가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콜센터는 일반적으로 다수의 직원이 얇은 칸막이가 쳐진 책상에 앉아 고객 응대와 상담을 하는 업무 구조다. 사람들이 2m 이내 간격으로 좁게 앉아 있는 데다 하루 종일 전화를 붙들고 말을 해야 하는 콜센터 업무 특성상 바이러스 매개체인 비말(미세한 침·콧물 방울)이 퍼지기 적합했다는 것이다.

최석재 이천 엘리야병원 응급센터장은 "전화 상담이라는 업무 자체가 계속 말을 해야 하고, 마스크도 쓸 수 없기 때문에 비말 전파에 의한 감염이 쉬워 바이러스가 매우 좋아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고 했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콜센터 직원들은 업무 시간에 마스크도 쓰지 않았다고 한다. 말로 하는 안내는 마스크를 쓸 경우 발음이 뭉개져 고객이 직원이 하는 말을 알아듣기 힘들어서다. 손영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홍보관리반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콜센터 업무상 직원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고 근무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면서 "사업장 내 사람 간 간격과 밀집도를 최대한 떨어뜨리기 위해 유연근무제, 재택근무를 권고하고 있다. 가급적 잘 지켜달라"고 했다.

그러나 방역 당국의 발언에 대해 콜센터 업계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정부 권고는 콜센터 업무의 현실을 모르는 이야기라는 것이다.

구로구에서 콜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김모(46)씨는 "마스크를 쓰고 콜센터 업무가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건지 모르겠다"며 "재택근무도 불가능하다"고 했다. 김포시 한 콜센터 직원 권모(여·38)씨도 "정부 권고대로 하면 있던 일자리도 없어질 판"이라며 "업체 쪽에서 마스크를 허용하지도 않을뿐더러, 대부분 비정규직인 콜센터 직원들은 재택근무나 유연근무를 바라기도 힘들다"고 했다.

서울 영등포구 질병관리본부 1339 콜센터. 수도권 최대 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한 구로 콜센터와 비슷한 구조로 근무자들이 일하고 있다./연합뉴스
서울 영등포구 질병관리본부 1339 콜센터. 수도권 최대 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한 구로 콜센터와 비슷한 구조로 근무자들이 일하고 있다./연합뉴스
구로 콜센터에서 직장 내 집단감염이 처음 발생하자, 질병관리본부 1339 콜센터나 각 지역 콜센터 등에도 방역 비상이 걸렸다. 우한 코로나 방역의 첨병 역할을 맡고 있는 이들 역시 구로 콜센터와 비슷한 구조로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4개반 30명 규모의 콜센터 집단발생 즉각대응반을 구성해 서울시 모든 콜센터를 조사하기로 했다. 120 다산콜센터도 근무자 위생관리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콜센터와 같이 많은 인원이 한 공간에서 밀접해 근무하는 환경을 가진 모든 업체를 파악해 긴급 점검을 실시하고 사전 방역과 철저한 감염관리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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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10 07:15:14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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