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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복기 최장 14일이랬는데…환자 접촉 17일만에 확진 - 한겨레

잠복기 최장 14일이랬는데…환자 접촉 17일만에 확진 - 한겨레

28번째 확진자는 3번째 환자 지인
진통제 복용 탓 뒤늦게 증상 추정
중 전문가 “잠복기 최대 24일” 논문

정부 “굉장히 예외적 사례로 보여
근거 부족해 기준 확대 고려 안해”

1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몰 별마당 도서관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막기 위해 2월 강연과 공연 프로그램을 잠정 연기한다는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1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몰 별마당 도서관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막기 위해 2월 강연과 공연 프로그램을 잠정 연기한다는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환자와 마지막으로 접촉한 지 17일 만에 발병한 환자(28번째 환자)가 나오면서, 최장 14일이라는 잠복기 기준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중국에서도 최장 24일이 잠복기였던 사례 연구가 보고된 바 있다. 하지만 보건당국은 보편화하기는 어려운 사례로 보인다며 잠복기 기준 연장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11일 중앙방역대책본부 설명을 종합하면, 10일 진단검사에서 양성 판정이 나온 28번째 환자(31·중국인 여성)는 지난달 20일 함께 우한에서 입국한 3번째 환자 ㄱ(54·한국인 남성)씨의 지인이다. ㄱ씨가 확진 판정을 받고 입원한 26일 전날까지 두 사람은 서울 강남의 글로비성형외과에 함께 들르는 등 거의 모든 이동 경로가 겹친다. 중대본이 밝힌 두 사람의 마지막 접촉 시점이 지난달 25일이고 28번째 환자의 증상이 9일까지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환자의 잠복기는 17일이 걸린 셈이다. 앞서 ㄱ씨가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28번째 환자는 밀접접촉자로 분류돼 ㄱ씨 집에서 자가격리를 받고 있었다.
중대본은 환자의 증상 발현이 실제 잠복기 14일을 넘겼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추가 조사를 진행 중이다. 정은경 본부장은 “28번째 환자가 증상 없이 양성으로 발견된 무증상 감염일 수도 있고, 경미한 증상이 있었지만 투약으로 인해 증상을 인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보건당국은 28번째 환자가 앞서 다른 치료를 받고 진통제를 먹는 중이어서 발열 등의 증상이 제한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건소는 이를 고려해 28번째 환자의 잠복기 완료를 앞두고 8일 검사를 시행했다. 이때 양성과 음성의 경계선상에 있는 결과가 나와 재검사를 했고 10일 양성 판정이 나왔다. 최근 중국에서도 신종 코로나의 잠복기가 최장 24일에 이른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잠복기를 둘러싼 의문은 증폭되고 있다. 지난 9일 중국 내 신종 코로나 전문가로 꼽히는 중난산 박사(중국 공정원 원사)는 자신의 논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평균 잠복 기간은 3일”이라면서도 “잠복 기간이 0일에서 최대 24일에까지 이른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에 대해 정 본부장은 “해당 (중국) 논문을 봤지만 이는 굉장히 예외적인 경우”라며 “전세계에서 사용하고 있는 잠복기 기준인 14일을 변경할 근거로는 불충분하다는 것이 전문가의 의견”이라고 했다. 논문이 아직 정식 심사를 거치지 않은 초고 형태로 제출된 논문인데다, 논문 저자들도 스스로 정보 수집이 불충분한 부분이 있다고 연구의 제한점을 언급하고 있어 이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정 본부장은 “중복 노출이 있을 수도 있는데 노출 시점을 어떻게 잡을지 엄밀하게 봐야 한다”며 “(이 논문에서) 그런 정밀성은 조금 떨어진다”고 말했다. 국내 확진환자들을 치료하는 의료진으로 구성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중앙임상티에프(TF)’는 이날 브리핑에서 “첫 일주일은 환자가 가벼운 감기몸살 증상으로 (알고) 넘어가는 경우가 있고 빠르면 5일, 늦으면 7~8일 뒤부터 (증세가) 나빠져 (감염) 2주째부터 본격적인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재갑 한림대성심병원 교수(감염내과)는 “14일의 기준은 메르스나 사스에 준해서 잡은 것이며, 초기 연구에서도 최장 잠복기는 10~12.5일 이내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일본 등 일부 국가에선 (오히려) 잠복기를 더 단축해서 시행하기도 한다”며 “기준을 당장 바꿀 계획은 없고 정보를 보면서 전문가 협의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세계보건기구(WHO)도 신중한 태도다. 마이클 라이언 긴급대응팀장은 10일(현지시각)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일부 환자는 바이러스에 한번 이상 노출될 수 있어 잠복기가 길어 보일 수 있다”며 “현재 어떤 것도 바꾸는 것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박수지 박다해 기자,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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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11 12:48:20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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